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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예상치 않은 사건이나 사람을 통해
횡재한 기분이 든 적 있는가?


한창 때 잘 나가는 친구가 부러워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그저 먼 발치에서 까치발을 하고 해바라기 한 적이 있었다.  그냥 다 부러웠다.
늦게 와도 존재감 확실했 던 그녀 주변에 늘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동그랗게 둘러 쌓인 사람들 속에 그녀는 우리들만의 스타였다. 그런 내가 철이 들어 시간이라는 필터를 통과하며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저 우러러 보는 높이가 최고가 아닌 깊이와 넓이로 확장되기 시작하며 기나긴 열등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멀리서 주변인으로 서성이던 나를 내 옆구리 가까이 가져다놓고 어설프고 부족한 나를 끌어 안고 다독이기 시작했다. 쭈그려 앉아있던 나를 일으켜 세우며

‘너로서 충분해!’
‘이 모습도 너야. 괜찮아.’

먼 길 돌아온 나를 그렇게 토닥여주고 나니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 시작했다.

우연히 드라마를 보다 잠깐 멈칫 한 적이 있었다.

‘어쩜, 저렇게 연기를 잘 하지!’

주인공과 비교해 전혀 주눅들지 않고 능청스레 역할 소화를 해내는 모습이 멋있게 느껴졌다. 그 사람만의 독특함이 전체 분위기를 살려 내고 있었다.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조연 역할에 자신의 독특함을 양념으로 버무려 대체 불가능한 인물로 살려낸 그의 일에 대한 열정에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조연하면 늘상 떠오르는 존재감 없는 모습을 말끔이 지울 수 있게 해준 그의 명품 연기에 엄지 척 해주며 내 안의 편견 하나를 덜어 냈다.싹뚝 싹뚝 잘라낸 그 자리에 라임칼라 입힌 또 다른 희망이 자라나길 고대하면서 말이다.

책을 읽다 스쳐지나가는 인물이 알고보니 책 전체의 무게 중심을 잡아 주는 중심축 역할을 할 때가 있다. 그 때 만난 인물은
‘아하!그렇구나 그런 뜻이었구나!’하며
무릎을 탁치는 깨달음을 준다.

헤르만 헷세의 <싯다르타>에 보면 사람들에게 강 건너 주는 일을 소명으로 생각하는
뱃사공 ‘바주데바’라는 인물이 나온다.
강 이편에서 강 저편으로 수 많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단순 일을 하는 사람이다. 즐거운 일, 슬픈일, 설렘을 안고 가는 일 때로는 수행자나 현자들을 실어 나르는 일을 하며 그는 자신의 일에 마음을 다한다.망원경으로 본 그의 삶은 그저 흔한 주변인일 뿐인데 가까이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그는 숨은 현자의 모습을 하고있다.
거들떠 보지 않는 숨은 고수말이다.

우리 삶에도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 소리없이 콕콕 박혀 기꺼이 조연역할을 기쁘게 감당하는 이들이 많다. 무대 뒷 편에서 자신의 작은 몫을 큰 몫으로 생각하며 버텨주는 성숙한이들! 그들이 있어 세상이 살만한 것 아닐까?

요즘 우리는 거대 플랫폼에 내가 가진 정보 탈탈 털리고 빈손으로 퇴장하는 중이다.
‘좋아요’ 버튼에 중독되어 불만을 잠재우고 팔로워 숫자로 만족하는 새로운 권력에 취해가고 있다. 그렇게 불안함과 호기심을 가지고 다가올 세상을 기다리는 중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피라미드 권력형 시대가
저물어 가고 하늘의 촘촘히 박힌 별들의 시대로 옮겨 가고 있다는 얘기다. 반짝 반짝 빛날 수 많은 별들이 자신의 빛을 잃지 않고 제 빛깔을 내며 반짝였으면  좋겠다. 어쩌면 별들이
길 잃지 않게 북두칠성같은 별밤지기가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내 별도 저곳에 빛나고 있겠지?💓



#빛나는 조연#헤르만 헷세#웹3.0#별#일상#캘리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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