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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뿌리를 올라가자면 다소 치욕적이지만
‘같은 값이면 여럿 중에서도 모양 좋고 보기 좋은 것을 선택하겠다.’라는 속담이다.

출근길 신호등에 걸려 잠시 멈추었을 때 조수석 창가쪽으로 그림이 그려진 신호등 박스가 눈에 들어왔다. 이 길을 아침 저녁으로 다녔는데 이제야 눈에 들어와 시선이 머문다.

이태주 시인의 말처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하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드문 드문 설치된 이 ‘street box’가 주위 풍경과 어우러져 애완견 데리고 산책 나온 이들 나처럼  운전석에서 바라보는 이들 등등
많은 이들의 눈을 즐겁게한다.

‘예술이 별거야!’

작은  박스라도 자신의 세계관을 담아내면
되는거 아닐까?

이길을 벗어나니 무채색 ‘street box’들이 눈에 들어온다.

‘흠, 2%부족한 걸!’

난 이미 잠깐이나마 길거리 미술관을 드라이브 트루로 봐버려 밋밋한 이 박스가
개성없는 자아처럼 보였다.
무표정하고 맥없는 표정으로 그냥 서 있는 모습이 어쩐지 쓸쓸한 현대인의 모습 같다.

그럼, 나의 하루는 어떤가?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을 나는 어떻게 의미있게 쪼개 쓰고 있는가?

통장 쪼개기는 나의 호주머니 사정을 든든하게 만들어 주지만 다람쥐 쳇 바퀴 도는 나의 오늘 하루는 어디 쯤 잠깐 멈춰 붓을 들고 나의 소중한 하루를 담아 낼 수 있을까?

가족, 인간 관계 , 건강 ,자기 계발,경제 등등
끼워넣기 해야할 목록의 수가 많아 질 수록 질 좋은 삶으로 가야 정상인데 나는 숨이 막히는 것 같다. 배터리 충전하고 따라 가도 금방 방전되기 일쑤다.

나다운 방법을 찾아 자음 모음 긁적 긁적이며
민 무늬의 표정 없는 삶이 아닌
이왕이면 이쁜 색을 찾고 선을 찾아 붓을 휘갈겨본다. 하루라는 박스에 담길 웃음 보따리도 함께 넣어 무게 중심을 잡아 본다.
#같은 값이면#신호등#무채색#일상#캘리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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