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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곳 뒷편에 community park이 있다.

주중에 대부분 동네 주민들이 애완동물과 함께 산책을 한다. 가끔씩 모형 비행기 날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주말에 이 공간은 사람들과 파킹한 차들로 꽉~찬다.

유소년 축구•야구,여자 축구, 성인축구,미국 독립 기념일(7/4)불꽃 놀이,그리고 코로나 때 차 속에서 가족들과 야외 영화를 보며 거리 두기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공간으로 쓰이기도 했다.

지난 주말 알록 달록 유니폼입고 제법 선수티 물씬 풍기는 여자 꼬맹이 축구팀 경기가 있었다.

뛰는 선수들 보다 응원하러 온 가족들 숫자가 더 많아 마치 시골 학교 운동회 마냥 시끄럽다.
편안한 옷 차림에 집에서 앉던 접이식 의자 들고 손주•손녀를 응원해 주시는 어르신들 모습이 생기있고 푸근해 보여 참 좋았다.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부모가 챙기는 모습은 국적 불문하고 비슷한 것 같다. 주로 자원 봉사자의 형태를 띄고 심판 역할을 하거나 아이들 간식을 준비하는 일 등등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은 같아 보인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유치원 부터 시작해 대학교 과정까지 자잘한 행사에 일일이 함께 참여하며 성장 과정을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시는 모습들은 내가 교육현장에서 본 가장 아름답고 따뜻한 일로 기억한다.

이 태주 시인에게 외 할머니는 시인의 품성을 심어주셨듯 나의 성장에 친할머니는 든든한 보디가드셨다. 어쩌면 그런 내 마음이 투과되어 노동이 적당히 배제된 이곳 어르신들의 쿨한 모습이 더 눈길이 갔는지 모르겠다.

축구에 진심인 남미 히스패닉 이민자들은 대 가족이 함께 출동해 숫자로 분위기를 압도한다.

이민 초기 그들을 향한 내 시선은  편견 투성이였다. 서로를 잘 알지 못해 왜곡된 면이 너무 많았다.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오늘을 불살라 버리듯 사는 그들의 삶이 내일에 저당잡혀 오늘을 제대로 즐길 줄 몰랐던 한국계 이민자 내 눈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마치 쾌락 주의와 성취 주의의 대립을 보는 것 같았다.

어느날 저녁 식탁에서 큰 아이가 학교에서 있었 던 일을 얘기 한 적있다.
선생님이 반 아이들을 향해 각자의 꿈을 얘기해 보는 시간 한 히스패닉 학생이 손을 번쩍들고 “맥도날드 매니저가 되는 것이 꿈이다.”
라고 말해 반 친구들이 한 바탕 웃었다고 한다. 너무도 솔직하고 현실적인 그의 꿈에 대해
한국 교실이라면,
“그것도 꿈이라고 얘기하냐.”하며 한 대 쥐어 박히고 놀림감이 되었을 지 모르겠다.
듣고 있던 나도 ‘어떻게 그걸 꿈이라고  얘길하지!’하며 그자리에서 웃었다.
‘그러니까 너희들 현실이 그 모양이지.’하며
다소 깔보는 시선을 감춘 채  그렇게 웃고 넘어 갔었다.

그들과의 부딪힘이 많아지고 심지어 도움도 받으며 자세히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똑같은 사람이고 주류인 백인들 눈에
우리들은 모두 비주류 이민자들이란 공통의 이름으로 묶이고 있다는 사실이 내 시선을 좀 더 겸손하게 만들어줬다.

부모 세대는 비록 불법의 형태로 거주할지라도 그들의 자녀들은 히스패닉 커뮤니티를 대변할 꿈나무 정치인들을 키워내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들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한인 커뮤니티가 개 개인의 우수성은 뛰어 나지만 제대로 갖춰진 꿈 나무 정치인을 키워내는 일은 그들보다 많이 뒷쳐져 있는 것 같다.
한 수 아래로 취급했 던 그들에게 어쩌면 한 수 배울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삶의 태도가 가끔씩부럽기도 했다. 앞만 보며  뛰는 삶이 최고이고 당연하다 생각하며 살아 왔는 데 코로나로 강제로 주어진 멈춤의 시간은 틀린 것이 아닌  이제 다른 삶도 찾아 보라며 주변을 보게 해 준 고마운 시간이었다.

앞으로 찐 팬 천 명이면 먹고 사는 데 별 문제가 없을거라한다. 거대 기업들이 커뮤니티를 만들고자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무수히 많은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없어질 것이다.

올바른 방향성과 진정성을 가지고 아이를 돌보듯 함께 무럭 무럭 잘 키워가는  커뮤니티!
개개인의 가려워 하는 부분을 놓치지 않고  
섬세한 소통을 잘 ~ 해내는 커뮤니티!
좋은 것만 쏙쏙 골라내 취하고 나몰라라 무책임하게 떠나가는 얌체족이 들어올 수 없는
커뮤니티!
역할 기여와 보상이 공정하고 투명한
커뮤니티!

어쩌면 이런 일련의 노력들이 불가능을 향해 한 발짝 걸어 나가는 막막하고 다소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 행동처럼 보여질 때도 있다.
그래도~
그 한 발이 길을 내고 그 길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더 넓은 길을 또 내며 옆 사람과 어깨 동무하며 더 먼 곳 까지 갈 수 있게 하는 한알의 겨자씨가 기꺼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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