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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 대 중반 어느날 옷장문를 열다 같은 청바지가 잔뜩 쌓여 있는 모습에
때가 왔구나 싶어 옷장을 한번 대대적으로 뒤집었다.

쌓인 청바지 갯수를 세어보니 20벌!
😱
구입한 시기, 상점도 다~다른데 어쩌면 이렇게 같은 옷을 20벌 그것도 똑같은 스타일로 사놓은건지!  아~~ 심각한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살면 안될것 같은 생각도 들고 옷 입는 것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유튜브를 뒤지며 나와 결이 맞는 채널을 꾸준히 보기 시작했다.

나의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나를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유행이라고, 이뻐서, 세일이라고…등등 정체성을 고려하지 않고 그 때 그 때 기분에 맞춰 사서 걸어 놓으니 옷장을 열어도 도대체 매번 입을 옷이 없이 쩔쩔매는 내 자신이 한심했다.

지금은 더 이상 보지 않지만 내가 그당시 꽤 유용하게 보았던 유튜브 채널이 ‘패션 힐러 최유리’였다.
그녀의 이야기 중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옷을 입을 때 패션이 힐링이 된다는 말에 깊이 공감했다. 내가 간과했던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란 것을 깨닫고 반복해서 틈만나면 보기 시작했다. 그녀가 제시하는 네 가지 법칙이 두고 두고 내 생활에 유용하게 쓰였다.

겉옷은 디테일을 최소화해서 입는
빼기의 법칙

시계, 목걸이, 팔찌, 스카프 등으로 엣지를 첨가하는 더하기의 법칙

얼굴 주변에 되도록이면 흰색이 올 수 있게 입어 보는 여백미의 법칙 위•아래 같은 색이라도 질감을 달리해서 입는
반대의 법칙 위의 네 가지 만으로도 내 의생활은 훨씬 합리적이 되어갔다. 나의 정체성을 나름 규정하고 맞지 않는 옷은 과감히 정리해 ‘Goodwill’같은 곳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옷장안을 비워갔다. 대신 슬림해진 옷장안에 꼭 필요한 기본 아이템을 실수도 해가며 추가하고 파격가 세일이라도 곁눈질 행동을 더이상 하지 않았다.내 스타일을 알고 나니 의생활이 많이 심풀해지고 옷장문 열고 한숨 내쉬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무턱대고 사던 충동 구매도 많이 줄어 경제적으로  필터 역할을 해주어 나름 만족 스러웠다.

캡슐 옷장을 만들어 놓고 열고 닫을 때 마다 선택의 시간이 줄어 유쾌했다. 기본 아이템이 많아 이것 저것 믹스해 안 입어 본 스타일도 만들어 내니 창조주가 된 기분이 들었다.
어쩌다 입고 간 옷이

“멋있다!”

하는 주변인들 반응이 오면 내 정체성이 인정 받은 것 같아 콧대가 높아지고 그날 하루 종일 내 마음은 구름위에서 내려올 줄 몰랐다.
비싼 명품으로 돈들여 치장해서 멋있다가
아니고 내 감각을 인정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은거다.

이것이 바로 ‘힐링’ 아닐까!


오늘도 내 옷장에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옷들을 향해 나의 매직 지팡이를 친다.
“너의 오늘 컨셉이 뭐니?”



#옷#청바지#한심# 옷 입는 법칙# 정체성#힐링#일상#캘리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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