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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데 만날수록 깊이가 있는 사람이 있다.
선인장을 볼때마다 왜 그런 생각이 드는걸까?

우리 집 담을 버팀목 삼아 나무 처럼 보이는
5년된 선인장이다.

햇볕 좋은 캘리포니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자그마한 화분에서 기르다 옮겨 심었는데 어쩌면 저렇게 쑥쑥 잘 자라던지 참 신기했다. 물을 준 기억도 많지 않고 거름을 챙겨 준 적도 따로 없는데 선인장이 우리에게 준 혜택은 많다. 정말 가성비 갑이다.

봄에는 노란빛깔 꽃이 햇빛을 향해 활짝  피었다가 저녁이 되면 다른 여느 꽃들처럼 오므린다. 색깔이 얼마나 선명한 지 한번 보고 또 보게된다. 선인장 겉만 보며 어찌 저런 빛깔을 상상이나 하겠는가!

작년 이맘때쯤 선인장 열매를 따 독한 보드카 섞어 담근 술이다. 색이 참~ 곱다.

장갑끼고 안전 장치를 하고 따도 잔털 선인장 가시가 무수히 박힌다. 이탈리아쪽 해안가 주변 주민들은 그 자리에서 열매를 잘라 먹기도 하던데 막상 상상과 다르게 씨가 촘촘이 박혀 잘못 깨물었다가 치과 비용이 더 나올 것 같았다.  남편의 저녁 반주로 가끔씩 밥상에 올라 분위기 살리는 효자 아이템이다.

초록 선인장을 설탕에 재고 몇 달 두면 알로에 처럼 끈적하고 투명한 효소를 얻을 수 있다. 음식할 때 혹은 음료 대용으로 물에 희석해 마시기도 했다. 공동체 모임때 소독한 병에 담아 나눠 드렸더니 인기 짱이었다.

마트에 가면 커다란 병에 피클형태로 만들어멕시코 음식 먹을 때 식탁에 오르기도 한다.
주변에 연한 잎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잘라
우적 우적 씹는 모습도 본 적있다.

음식 문화에 따라 선호하는 형태는 많이 다르지만 가시 많은 선인장이 인간의 지혜를 만나
삶을 두루 두루 풍요롭게 만든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사람 노릇 제대로 못하면, ‘에이, 개만도 못한 인간 같으니라구!’하고 말할 것이 아니라
‘에이, 선인장만도 못한 인간  같으니라구!’로
바꿔 말해 보면 어떨까?^^
#선인장# 선인장 열매# 선인장 꽃# 여린 잎선인장 # 멕시코 음식#캘리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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