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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만난 적 없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그저 이웃으로 글로 만났을 뿐입니다. 그런데 오늘 한국에서 돌아오는 남편 짐 보따리에 귀한 선물 하나가 제게로 전달되었습니다.










그녀의 꼼꼼한 성품만큼 생각지 않은 선물과 마음 꾹꾹 눌러 담은 감사편지까지 받으니 고마운 마음에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작년 이맘때 가족처럼 여기던 엄마 개소리와 아빠개 천둥 이를 무지개 너머로 보내 주며 혼자 남은 아들 개의 외로움과 불안증을 달래주려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을 했습니다. 그즈음 새끼 강아지의 일상을 기록에 남기고 싶어 졌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블로그란 걸 처음 하게 되었습니다.











어설프기 짝이 없는 글 솜씨로 개인 신상을 다 끄집어내어 짜깁기하려니 더딘 시간에 머리에 쥐가 나더군요. 글감 소재부터 문장 매끄럽게 다듬는 것까지 익숙지 않은 디지털 기계 눌러도 보고 잘 못될 까봐 손가락을 가져갔다 뗐다를 여러 번 반복하며 애기 다루듯 했습니다. 힘들게 써 놓은 글 날아갈까 봐 겁이 났습니다. ‘나이 들어 이게 뭐 하는 짓인가?’하고 슬그머니 없던 일로 그만두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빛풍경’님의 캘리그래피 일상을 담은 글을 접하게 되었고 주저하다 댓글 몇 줄을 소심하게 남겨 ‘왕초보 댓글을 누가 관심이나 갖겠어.’ 하는 맘으로   별 기대하지 않았지요.
웬걸요. 😱
그녀로부터 정성스러운 댓글이 블로그 ‘내 소식, 1‘이라는 마크와 함께 떠있는 겁니다. 그렇게 점 하나를 찍고 댓글을 달며 또 점 하나를 또 찍고 서서히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글로 만나 부담이 없었고 비슷한 성향의 사람이란 걸 알았기에 서로에게 더 끌렸던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몇 발작 인생 선배라는 사실만 달랐을 뿐이고요.







결정적으로 서로의 진심을 확인했 던 시간도 담담하게 고민을 털어놓은 그 친구의 글에 마음 담아 조언이랍시고 써 준 댓글을 통해서였습니다. 그 블로거님이 외재적 변수로 준비 중인 일이 중간을 넘어섰을 때 하던 일을 접을지 아니면 계속해야 할지 몹시 갈등하고 있었거든요. 제 인생 밑천으로 그 이웃님이 거기서 멈추면 또 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때 결정하느라 곤란해할 상황이 머리에 그려지더군요. 그래서 여느 때 보낸 댓글보다 강도가 조금 세게 현실을 얘기하고 포기하지 않고 그 과정을 무사히 마치길 바랐지요.





갈등하는 그 이웃님이 생각나 제 블로거에 힘이 되었으면 하는 내용으로 글을 한 편 올렸습니다. 이심전심으로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새벽마다 먹 갈아 마음에 와닿는 글귀를 화선지에  옮겨 적는 그녀의 일상에 제 글 내용 중 일부가 멋진 캘리로  써서 본인 블로그에 올렸더라고요. 이렇게 웹을 통해 보이지 않는 마음을 글로 주고받고 하며 먼 거리를 진정성을 가지고 좁혀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시댁 장조카 결혼식 날짜가 잡혀 2주 정도 남편만 한국을 방문할 일정이 잡혔지요. 댓글에 우연찮게 이 내용을 적었더니 자신이 블로그에 올렸던 제 글이 담긴 캘리그래피 원본을 보내주고 싶다고 해서 남편이 머물고 있는 곳 주소를 보내드렸지요. 이렇게 댓글 하나로 시작된 블로그 인연이 특별한 열매가 되어 다시 제개로 부메랑처럼 전해졌습니다.
남편에게 전달된 이 글을 받아 본 순간 참 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모든 블로그 이웃님들이 이런 경험을 갖고 있진 않을 테니까요.
왕초보인 저도 붓을 잡고 한 번 써 봅니다.







그녀와의 고마운 인연을 잘 ~ 가꾸어 가보려 합니다.

#빛 풍경#캘리그라피#댓글#일상#캘리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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