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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캘리포니아에 비가 내렸다.
물기오른 나무들 공기에 묻혀 날아 든 허브향이 상큼하고 풍요롭다.

일하는 매장 가까이 공원이 있다.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꼬맹이들 초등학생들
축구 경기를 한다.온 가족이 편안한 옷 차림으로 쓰던 의자에 걸터 앉아 점수에 상관없이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준다. 언제봐도 기분 좋아지는 장면이다. 과정을 지켜봐 주는 가족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하고 큰 재산인가!

축구에 진심인 히스패닉계 부모님들이 특히
더 열성적인 것 같다. 아이들 일정을 챙기고 먹을 것들 준비해 이른 아침부터 분주했을 그들의 아침 풍경이 그려진다. 미국 여자 축구의 기본은 이렇게 넓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기때문 아닐까 생각한다.

소소한 아이들 일정에 경찰차도 보이고 꽉 찬 주차장 차량만큼 봉사자로 참석한 아빠, 팀내 아이들 먹을 것 챙긴 엄마, 손주•손녀 보러 시간을 내 참석한 할머니•할아버지 …이들 모두 커뮤니티의 한 구성원으로 그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고마운 눈들이 되어주고 있다.
#비#축구#가족#커뮤니티#캘리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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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데 만날수록 깊이가 있는 사람이 있다.
선인장을 볼때마다 왜 그런 생각이 드는걸까?

우리 집 담을 버팀목 삼아 나무 처럼 보이는
5년된 선인장이다.

햇볕 좋은 캘리포니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자그마한 화분에서 기르다 옮겨 심었는데 어쩌면 저렇게 쑥쑥 잘 자라던지 참 신기했다. 물을 준 기억도 많지 않고 거름을 챙겨 준 적도 따로 없는데 선인장이 우리에게 준 혜택은 많다. 정말 가성비 갑이다.

봄에는 노란빛깔 꽃이 햇빛을 향해 활짝  피었다가 저녁이 되면 다른 여느 꽃들처럼 오므린다. 색깔이 얼마나 선명한 지 한번 보고 또 보게된다. 선인장 겉만 보며 어찌 저런 빛깔을 상상이나 하겠는가!

작년 이맘때쯤 선인장 열매를 따 독한 보드카 섞어 담근 술이다. 색이 참~ 곱다.

장갑끼고 안전 장치를 하고 따도 잔털 선인장 가시가 무수히 박힌다. 이탈리아쪽 해안가 주변 주민들은 그 자리에서 열매를 잘라 먹기도 하던데 막상 상상과 다르게 씨가 촘촘이 박혀 잘못 깨물었다가 치과 비용이 더 나올 것 같았다.  남편의 저녁 반주로 가끔씩 밥상에 올라 분위기 살리는 효자 아이템이다.

초록 선인장을 설탕에 재고 몇 달 두면 알로에 처럼 끈적하고 투명한 효소를 얻을 수 있다. 음식할 때 혹은 음료 대용으로 물에 희석해 마시기도 했다. 공동체 모임때 소독한 병에 담아 나눠 드렸더니 인기 짱이었다.

마트에 가면 커다란 병에 피클형태로 만들어멕시코 음식 먹을 때 식탁에 오르기도 한다.
주변에 연한 잎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잘라
우적 우적 씹는 모습도 본 적있다.

음식 문화에 따라 선호하는 형태는 많이 다르지만 가시 많은 선인장이 인간의 지혜를 만나
삶을 두루 두루 풍요롭게 만든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사람 노릇 제대로 못하면, ‘에이, 개만도 못한 인간 같으니라구!’하고 말할 것이 아니라
‘에이, 선인장만도 못한 인간  같으니라구!’로
바꿔 말해 보면 어떨까?^^
#선인장# 선인장 열매# 선인장 꽃# 여린 잎선인장 # 멕시코 음식#캘리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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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17년차 인생 후반이 되어서야 가족 입맛을 찾아 밥상머리가 풍성해졌다.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느낌이든다.

당연하게 받아만 먹던 철부지 시절을 지나 나눔이 즐거운 철든 어른으로 한 발짝 옮겨가는 중이다.
오늘 저녁은 대패 삼겹살 하나면 충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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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는 지금 물 끓는 온도다.

불 옆에 가까이 가기가 싫을 정도로 숨이 턱턱 막힌다. ‘우렁 각시라도 와서 삼시 세끼 해겨해 주면 딱~ 좋겠다.’ 더위에 지친 가족들 입맛 당길 메뉴를 고민하다 김치를 담그기로 했다. 한 번 고생하면 일 주일 반찬 걱정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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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입양한 털딸 ‘레아’다.
셰퍼드와 허스키 믹스로 둘째가 친구들에게 받은 위로의 생일 선물이다.

2월과 4월 키우던 아빠개 ‘천둥’이와 엄마개’소리’를 각각 간암과 카요티 떼 공격으로 잃고 혼자 남은 아들 진돗개 ‘바람’이의 우울감과 분리 불안증 때문에 입양을 결정했다.
둘째 친구들이 상심에 빠진 친구를 위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사준 강아지다.

아가씨가 잠을 참 ~ 험하게 잔다.^^

데려온 첫 날은 낯설어 구성진 울음으로 아침을 설치게 하더니 며칠 지나 제 집처럼 잘 적응해 고마웠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활달해 잘못하면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낼 지도 모르겠다.

에너지 몽땅 채워 달릴 때 보면 기가 찰 정도로 빠르고 잽싸다. 예민하고 소심한 바람이와
사람 좋아하고 활달한 레아를 보면 마치 농촌 총각 도시 처녀 컨셉같다. 앞만 보고 직진하는 ‘고고형’ 레아와 워워~하며 뒤를 챙기는 ‘워워족’바람이의 달콤 쌉쌀음한 동거가 순풍을 달고 항해 중이었다.

높은 곳은 왜 그리도 좋아 하는 지!

넓은 제 집 놔두고 야외 식탁 위에서
아침은 저 포즈로 아래를 내려다 보고
밤에는 하늘을 향해 벌렁 드러누워 시원한
밤 공기와 풀 벌레 소리 자장가 삼아 잠이든다.

그런데 8월의 일요일 새벽 비명소리와 함께
그 자유와 낭만도 끝이났다.

왼쪽 앞 발쪽이 심하게 찢어져 응급실을 찾아 수술을 해야 했고 강제로 집 안에서 심심한 표정 온갖 말짓을 하며 3주 째 치유 중이다.

너무 비싼 수술비용에 아들과 내가 화들짝 놀랐다. 어쩌겠나…

밖은 며칠 째 펄펄 끓는 물 온도다.
저 모양새로 남아도는 에너지를 주체 못해 집안 나무들 이빨로 강제 이발을 시키고 밖에 물 소리가 나면 장난치고 싶어 안달이 난다.

가장 난감할 때가 부엌에서 일할때다.
놀아달라며 물기도 하고 제법 컸다고 씽크대에 앞발 올려 놓고 ‘뭐 맛있는 거 없나.’하는 표정으로 킁킁대고 …심할때 파리 채로 위협을 해 오지 못하게 말리기도 한다. 그래도 껌딱지 마냥 쫓아 다닌다.

‘엄마~ 놀아 줘.
물 주세요.
밥 주세요.
왜 나만 혼자 두는 거야!
아~ 심심해.
언제 나갈 수 있지?’

눈칫껏 알아서 인간 엄마가 털 딸을 위해
열심히 시중들고 있는 중이다.
상처가 잘 ~ 아물기를 바라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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