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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동네 정육점 아저씨는 커다란 등치의 저먼 셔퍼드를 항상 옆에 데리고 다니셨습니다. 아저씨 등치도 만만치 않으신데 옆에 무섭게 생긴 저먼 셔퍼드까지 늘 동행을 하니  골목길에서 우연히 마주치기라도 하면  괜스레 제가 알아서  길을 터주게 되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한 인간과 한 마리 개가 풍기는 아우라에 기가 꺾여  반사적으로 나온 행동이었지요. 색깔까지 까매 어린 마음에 꿈에 나올까 겁이날 정도였어요. 아저씨가 이사 갈 일은 없으실 테고 좁은 골목길에서 마주칠 때마다 보이지 않는 힘에 멈칫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답니다. 실제로 힘이 세신지는 모르겠으나 어린 시절 제가 본  아저씨는 '누가 감히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동네에서도 독특하신 분으로 오랫동안 제 기억 속에 저장되어 계십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견종이면서 동시에 리트리버와 함께 가장 많이 유기되는 견종이 저먼셰퍼드종입니다. 독일에서 개량된 목양견(Herding dog)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품종 중 하나이지요.  저먼 셰퍼드 외에도 벨지안 셰퍼드, 오스틀일리안 셰퍼드, 베르가마스코 셰퍼드, 코카시안 셰퍼드, 가라피 안 셰퍼드 등이 있습니다.

 

 

 

 

조바이든과 챔프(왼쪽), 메이저(오른쪽), 나무위키

 

 

미국의 역대 대통령 당선자들이 자신이 키우던 개를 데리고 백악관에 함께 입성하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됩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조 바이든 역시 대통령 당선과 함께 키우던 개 '챔프'(12y)와 '메이저'(2y)를  자택이 있던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백악관으로 데리고 갑니다.  두 살짜리 '메이저'는 백악관에 살게 된 첫 유기견이기도 했습니다. 영어 단어 메이저에는 '소령'이란 뜻이 있는데 2015년 세상을 떠난 장남 보가 델라웨어주 주방위군에 맡았던 직책이 소령이어 붙여졌다는 썰이 있습니다. '챔프'라는 이름에는 아버지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그리움이 묻어있습니다.  챔피언(Champion)의 줄임말로 바이든 대통령이 어린 시절 낙심할 때마다 아버지가 '일어나, 챔프'라고 격려했던 데서 따온 이름이라고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랜스젠더의 군복무 금지를 폐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공개 행사 말미에 반려견들이 밖에서 컹컹 짖는 소리가 화면을 타고 중계돼 트위터에서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반려견'커맨더'가 백악관 직원들을 무는 사고가 생겨 추가 훈련을 받거나 , '메이저'도 자주 직원들을 물어  백악관을 떠났다고 하네요. 

 

 

 

 

 

 

 

 

 

 

강아지 때는 전신이 까맣습니다. 자라면서 점점 색이 달라지지요. 성견이 되면 얼굴에 '마스크'라 불리는 부분 및 등의 '안장' 부분만 검은색이 남습니다. 나머지는 갈색이 되고요.  뒷다리가 비정상적으로 짧아진 셰퍼드는 쇼독(Show dog)입니다. 셰퍼드는 쇼독과 워킹독의 구분이 극명한 견종입니다.  쇼독(show dog)은 도그 쇼에 출전하는 개를 칭하는 용어로  품종이 있는 견종이 얼마나 순종의 모습에 가까운 지 평가하는 품평회로 각종 협회에서 주최하는 행사를 말합니다. 쇼독을 위한 브리딩이 이루어질수록 해당 견종은 쇠락할 확률이 높다고 전합니다. 예를 들면 양치기 개의 기민하고 영리한 성질이 전반적으로 사라지는 경향이 짙은 것처럼 말입니다.

 

 

 

Deutscher Schaferhund, 도이치 셰퍼훈트= 독일 양치기개

높이50-66cm

체중 23-43kg 대형견

털 색상에 따라 위장 패턴도 있다.

 

 

독일  기병대장인 막스 폰 스테파니츠가 처음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최초 등록 개체는 '호란트 폰 그라프라트'라는 이름의 수컷이고요. 이후 영국에서 제1차 세계대전 동안 알자시안(Alsatian)이라 불렸다가 알자스-로렌 지방에서 복무한 병사가 처음 영국에 데려온 것이 계기다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영국의 반독 감정 때문에 독일 관련 이름을 피하기 위해 불려졌습니다. 세계대전이 종료된 이후 일반적으로 저먼 셰퍼드라고 다시 칭하게 됩니다.

 

 

 

 

 

 

 

 

 

저먼 셰퍼드  독은 당당하고 수려한 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눈은 중간 정도의 크기로 아몬드 형이며 짙은 갈색이고 코는 검은색을 띠지요.  귀는 밑 부분 폭이 넓고 높은 위치에 붙어 있으며 쫑긋하게 서 있어요. 앞다리는 일직선이며 뒷다리 대퇴부의 폭이 넓고 힘이 셉니다. 몸의 길이가 키보다 길며 가슴이 두텁고 등이 일직선이고요. 털은 컽털이 단단하고 거칠며 옆으로 누워있습니다. 속털이 두텁고요. 털색은 검은색 혹은 회색 단색으로 된 것 또는 회색 바탕에 갈색이나 밟은 색이 혼합된 것들이 있습니다. 꼬리는 중간 정도의 길이로 털이 많고 낮은 위치에 붙어있습니다. 몸은 탄탄한 근육질이며 허리는 어깨 높이 보다 긴 편이고요. 앞다리는 짧지만 튼튼하며. 주둥이는 뾰족하고 눈이 크고 귀는 뾰족하게 똑바로 서있습니다. 후각과 청각이 예민하고 동작이 민첩하고요.

 

 

 

 

지인분이 키우시던 '갑돌이'라는 이름의 저먼 셰퍼드가 있었습니다. 얼마나 영리하던지 가족들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지요. 특히 지인분이 깔끔한 사람이라 그 성향을 닮았는지 개를 보면 주인이 보일 정도로 참 많이 닮아 신기했습니다. 특히 저먼 셰퍼드의 경우 나이가 들면   뒷다리와 힙 부분이 굉장히 약해져 힘든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어느 날 데리고 다니 던 개가 보이지 않아 개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처음 정을 주고 키우 던 개라 정 떼기가 많이 힘들었다고 하시며 눈물을 보이시더라고요. 키우던 개 안락사를 시키고 오셨다고 하세요.  잘 걷지를 못해 뒷다리를 질질 끌고 다니기도 하고, 끙끙 앓는 모습에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몰라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이 정도면 안락사시켜주는 것이 동물에게 더 나은 선택이라 말씀하셨데요. 사람보다 먼저 가는 녀석들이라 생각은 하면서도 보내는 것은 맘처럼 쉽지 않지요. 그 뒤로 지인분은 더 이상 털 달린 개를 키우지 않기로 했다고 하시네요. 또 보낼 걸 생각하니 못 키우겠다고 하시면서 말이죠. 목줄에 걸었던 이름표만 가지고 계시는 것 같아요. 

 

 

 

 

영역에 대한 집착이 적은 목양견이 갖추어야 하는 특징이 전쟁에서도 써먹을 수 있다는 것에 높이 평가되어 독일군뿐만 아니라 적군이었던 영국군, 미군은 물론 소련군, 터키군까지 군견으로 써먹었을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을 통해 머리가 좋고 강인하며 충성심 강하고 붙임성 있는 셰퍼드가 크게 활약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는 셰퍼드가 지능, 체력 등 여러 면에서 좋은 특질을 지녔기 때문이지요. 개중에서 지능이 상당히 높은 편에다 체격과 신체능력까지 뛰어나서 군견뿐 아니라 목양견, 경찰견, 수색견, 구조견, 맹도견, 사역견, 애완견, 경비견 등으로 쓰이는 만 능견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SGbAG6V4V0 

 

 

 

저먼 셰퍼드의 지능을 알 수 있는 사례로 안내견 초창기에는 안내견으로 가장 많이 쓰이던 견종이었다고 합니다. 셰퍼드가 활동적이면서도 동시에 공격적이지 않게 하려면 주인이 강한 리더십을 항상 보여야 합니다. 개가 주인을 우습게 알면 공격적이 될 수 있거든요. 진돗개와 달리, 당시 주인에게 충성심을 바칠 뿐만 아니라 주인이 바뀌어도 똑같이 충성심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절개 없는 개라고 놀리기도 하지요. 또한  셰퍼드는 별명이 피스톨이라 불릴 정도로 적응력이 뛰어납니다. 누구이든 현재 통제하고 있는 사람의 말을 충실하게 듣거든요. 특기로 늑대와 견줄만한 속보능력도 지니고 있습니다.

 

 

 

 

Belgian Malinois

 

 

 

문제는 인기견들이 그러하듯 저먼 셰퍼드 역시 근친교배로 유전병 등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앉은뱅이, 왜소증, hip dysplasia 등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특히 테러와의 전쟁 이후 미군의 주 전장인 중동지역에서 뜨거운 햇빛을 오래 받은 경우 백내장이 발병해 실명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독일,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저먼 셰퍼드 대신 벨지언 말리노이즈를 경찰견이나 군견으로 대체 중이라고 합니다. 체구가 작은 말리노이즈가 중동의 더운 지역에 더 적합하다는 판단 때문이지요. 

 

 

 

최고의 개는 자기 자신에게  제일 맞는 견종이라 얘기할 수 있을 테지요. 사람마다 선호와 생활환경이 다 다르기에 여러 견종 중 본인에게 가장 알맞은 견종을 고르는 노력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잘 판단하시고 끝까지 책임져 주십시오. 

 

#사진 출처: 나무위키, 위키피디아

# 저먼 셰퍼드# 벨지언 말리노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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